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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

"하반기 미국 경제는 자생력을 회복하기보다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경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선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선정한 2010년 경제분석 부분 베스트 애널리스트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소비 회복은 고용이 아니라 재정 지출에 힘입은 것이기 때문에 완화적 정책이 정상화되면 성장이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고유선 연구원은 "하반기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과 부동산 시장, 그리고 2차 양적 완화 종료를 앞둔 미국의 부채 한도 축소와 출구전략 과정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

― 하반기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까. 

"하반기 미국 정부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경제회복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8월까지 부채 상한선을 상향 조정할 방침이다. 이는 미국 경제 회복이 자생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미국 정부의 수혈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고유선 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도 민간 경제가 스스로 성장하는 것은 올해 하반기가 지나서야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민간 경제가 살아나려면 주택 경기가 살아나며 일자리가 창출되고, 집값이 올라 은행의 담보 가치가 올라가며 가계 부채도 줄어드는 사이클이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정책이 6월 말 종료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국채를 매입하며 풀었던 자금이 실물 경제로 유입되면 경기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유동성이 상품 시장으로 가면 상품 가격은 오르고, 경제 회복은 더디고, 저금리를 유지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미국 정부의 국채 매입이 중단되면 그 물량을 어떻게 감당할까 하는 우려가 있다. 금융 기관의 수요가 있어도 수요가 충분치 않으면 국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 

― 중국의 긴축은 하반기에도 이어질까. 

"중국 정부가 속도 조절을 하겠지만 긴축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다소 안정되며 하반기 중국의 물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임금이 크게 인상되고 있고 과도한 유동성과 대출 증가에 따른 후유증을 고려하면 긴축 정책은 계속 시행될 것이다." 

― 중국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데. 

"중국은 2009년부터 건설 경기를 부양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났다. 중국 당국은 도시에 주택을 공급해 농민들을 도시로 이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일자리나 기반 시설이 제공되지 않고 있어 자칫 유령 도시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경우 중국은행에까지 위기가 번질 수 있다." 

― 하반기 유럽 재정위기는 진화될까. 

"유럽 재정위기는 시간이 갈수록 문제가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구제금융을 받았던 그리스에서 채무 재조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불량재정국가들의 재정 개선은 힘들어 보인다. 연말과 2012년 초까지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 유럽 국가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재정 개선의 시간을 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보다 잠재적인 위험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하반기 우리나라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갈까. 

"한국 경제는 수출 주도로 세계 경제 위기를 빠르게 극복했다. 그러나 정부의 수출 주도 정책으로 수출과 내수 부분의 양극화가 심화됐다. 하반기 정부는 내수에 보다 집중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달러 대비 원화 환율 하락)를 어느 정도 용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준금리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다." 

― 하반기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무엇인가. 

"미국 고용시장 회복이 관건이다. 고용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봐야 한다. 또 유럽 재정위기 추이를 보려면 유럽은행간 금리인 '유리보(Euribor)'를 주목해야 한다. 유리보 금리가 상승하며 유럽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글로벌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